6번 정도 본 것 같다. 왜인지 모르게 자꾸 손이 가는 영화였다.

계속 본 이유를 굳이 따지자면,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달랐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 그리고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는 ‘만약에 우리’의 ‘만약에’가 후회처럼 들렸다.

이때 이랬다면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을까. 뭐가 잘못이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했으면 결말이 달라졌을까…
그런 것에 집중하면서 봤던 것 같다.

그런데 몇 번을 돌려보고, 생각해도 명확한 답이 안 나왔다.
누가 잘못했다고 딱 가리킬 수 있는 순간이 없었다. 답답하기도 했고, 그래서 해석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김도영 감독이 직접 한 말을 보게 되었다.

만약에 우리

누구나 한 번쯤 엉망진창의 이별을 경험한다. 그 이별을 다시 잘 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영화다.

이걸 보고 한 번 더 봤을 때, ‘만약에’라는 가정법이 좀 다르게 다가왔다.
후회가 아닌, 제대로 된 이별을 말하기 위한 언어로.

내가 공감했던 부분도 이런 것이었을까…

세상에 엉망이 아닌 이별이 있을까?
이별을 제대로 마주 보는 건 힘들다.

회피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해서 가슴 어딘가에 상처로 남겨두거나, 자책하거나, 영원한 후회 속에 갇히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연인이었던 시간 자체를 부정해버리기도 한다.

그래도 그게 몇 년이 걸리든 결국 이별을 제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와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좀 추상적이긴 한데
받아들여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음.. 그냥 각자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런 걸 정해두는 건 무의미하다.

개인이 겪은 서사에 따라 각자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다를 것이다.
평점의 편차가 크고, 인생영화라는 사람과 좀 아쉽다는 사람이 갈리는 것은 이 차이에서 기인하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나한테는 4.5점이다.